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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끄적끄적47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 유영광 ** 비가 오면 '불행을 팔 수 있는 상점'이 열린다. 자신의 불행을 팔면, 원하는 삶을 살게 해준다는 '장마상점' 초대장을 받은 세린은 장마가 시작되는 날, 그곳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바꿔줄 구슬을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자신에게 길안내를 해줄 영물, 잇샤와 함께. 첫 번째 원하는 구슬. 명문대학교에 가서 새롭게 인생 시작. 두 번째 원하는 구슬. 좋은 직장. 세 번째 원하는 구슬. 나도 내 이름으로 된 가게를 가지면 되잖아. 네 번째 원하는 구슬. 최대한 안정적인 일을 하면 행복하지 않을까? 다섯 번째 원하는 구슬. 답답하게 한 곳에서 지내는 것보다 자유롭게 살고 싶어. 원하는 곳은 어디든 다닐 수 있으면 좋겠어. 여섯 번째 원하는 구슬. 내가 어른이 되면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 2023. 9. 1.
이렇게 살면 큰일 나는 줄 알았지 - 리틀타네 귀촌에 대한 갈망이 있다. 막상 귀촌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할 걸 알지만서도. 게으르고, 일 잘 못하고, 벌레 싫어하고, 모레 싫어하는 내가. 알면서도 갈망이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 책을 펼치고 3시간 만에 다 읽어버렸다. 사실은 귀촌에 대한 생활에 대한 경험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귀촌 경험담, 성공담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신의 속도대로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살짝 아쉽지만 그렇기에 리틀타네의 그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자신만의 주체적인 삶을 완성해 나갈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본다. 희한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살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아서,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 같아서, 남들하고 발맞춰 살면 뭐라도 될 .. 2023. 8. 29.
작별인사 - 김영하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 그는 인간일까, 기계일까. 인간과 같이 감정, 고통, 아픔을 느끼는데 기계로 받아들여야 할까. 왜 인간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일까. 인간을 대신해 어려운 일을 하도록 만들었지만, 인간 옆에서 인간 도우미로서 감정과 공감까지도 요구하게 된다. 직접 겪지 않는 공감은 진짜 공감이 아닌지라 로봇에게 감정과 고통까지도 느끼게 했다는 것. 이런 로봇을 만든 것이 잘못이라면, 부모가 아이를 낳는 것도 잘못이라고 한다. 이미 존재하는 누군가를 위해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것이지, 아이의 선택이 아니기 때문. "인간을 창조한 신이 정말 있다면 이런 고통을 겪었겠구나, 아니 겪고 있겠구나." 선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인간 배아를 복제해서 태어난 클론. 어디까지가 "나"일까... 2023. 8. 28.
다정소감 - 김혼비 이런 이유들로 나는 언젠가부터 가식을 응원하게 되었다. 물론 그 가식에 타인에게 나쁜 짓을 하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없는 한에서. 가식에는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보고자 하는 분투가 담겨 있다. '좋은 사람'을 목표로 삼고 좋은 사람인 척 흉내 내며 좋은 사람에 이르고자 하지만 아직은 완전치 못해서 '가식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누군가의 부단한 노력의 과정. 그러니까 내 앞에서 저 사람이 떨고 있는 저 가식은, 아직은 도달하지 못한 저 사람의 미래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 사람이 가진, 저기서 더 앞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누군가가 "넌 가식적이야"라는 말로 섣불리 가로막을까 봐 지레 초조할 때도 있다. 실제로,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이들 중에 "내가 너무 가식적으로.. 2023. 8. 25.
생에 감사해 - 김혜자 국민배우 김혜자 님의 연기 인생을 담은 에세이. 배우의 생에 대해서 잠깐이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배우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신을 내받치는 직업임을 느꼈다. 자신의 연기에 다른 마음이 들지 않게 자신을 단정히 한다는 김혜자 님을 보면서 천상 배우구나, 이것이 진짜 배우의 삶이구나 싶었다. 김혜자 님은 작품을 쉽게 고르지 않는 까다롭게 선정하는 배우이고, 자신이 선택한 작품에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며 몰입하여 작품을 찍었다는 글을 보고 예전 작품들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최근 작품으로는 디어마이프렌즈, 눈이 부시게 정도이다. 청담동 살아요, 우리들의 블루스 라는 작품을 보고 싶어졌다. 김혜자 님의 연극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연극에 대해 큰 감흥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좋은 작품.. 2023. 8. 16.
밥보다 여행 - 이상정 Suddenly you know...It's time to start something new & trust the Magic of new beginnings. 있잖아요. 갑자기...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마법을 믿어볼 시간이 되었습니다. - 79p 환경이 더 나은 공간의 동물원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아니다. 동물 뿐만 아니라 수족관은 아예 폐지되어야 할 수순을 밟아야 한다. 제국주의의 치졸한 산물인 '동물원 폐지'를 주장한다. 세상의 모든 동물원과 수족관은 치료 목적이 아니라면 사라져야 할 대상 1순위라고 말하면 과격한 주징이라고 하겠는가. 이제 그럴 때가 되었다. 모든 동물은 자연에서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야 한다. 베를릴 동물원 우리 앞 동물 소개서에는 동물을 지원하는 스폰.. 2023. 7. 26.
날씨와 얼굴 - 이슬아 칼럼집 자신의 해방과 동물의 해방이 어쩌면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어깨 너머로 비거니즘을 배운다. 비거니즘은 동물을 착취해서 얻는 식품과 제품을 최대한 소비하지 않으려는 운동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방향 쪽으로 움직이며 생활하는 이들을 '비건 지향인'이라고 부른다. 나에게 비거니즘은 어떤 착취에 더 이상 일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동물과 인간이 관계 맺어온 방식을 개선하고 싶다는 의지다. 이것은 기후위기에 대한 입장이기도 하다. 육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다가올 기후재난을 해결하기에 충분치 않지만, 현재의 식습관을 티끌만치도 바꾸지 않는 채로 찾는 대안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 16p 공장식 축산은 시민들의 메뉴 선택과 상호작용한다. 이 사슬을 끊는 결정적인 행동이 불매다. .. 2023. 7. 24.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아버지의 사정은 아버지의 사정이고, 작은아버지의 사정은 작은아버지의 사정이지. 그러나 사람이란 누군가의 알 수 없는 사정을 들여다보려 애쓰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아버지는 그렇게 모르쇠로 딴 데만 보고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뭐 그런 생각도 드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작은아버지가 미국의 유명 아나운서 처벅이 죽은 그날처럼 취해서 차라리 대자로 널브러지기를, 그래서 울 수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했다. - 42p 여공으로 사는 일이, 아이 넷 낳고 사는 일이 적잖이 노곤했으리라. 어린 동생 들쳐업고 똥기저귀 빨던 어린 시절처럼 동동거리며 살아왔을 영자의 지난 시간이 눈앞에서 본 듯 환하게 밝아왔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 아버지 손잡고 가슴 졸이며 수술을 기다리던 순간도 존재할 터였다. 그러.. 2023.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