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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끄적끄적

생에 감사해 - 김혜자

by 봄꽃이랑 기쁨이랑 꽁냥꽁냥 2023. 8. 16.

 

 

 

국민배우 김혜자 님의 연기 인생을 담은 에세이.

배우의 생에 대해서 잠깐이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배우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신을 내받치는 직업임을 느꼈다.

자신의 연기에 다른 마음이 들지 않게 자신을 단정히 한다는 김혜자 님을 보면서

천상 배우구나, 이것이 진짜 배우의 삶이구나 싶었다.

 

김혜자 님은 작품을 쉽게 고르지 않는 까다롭게 선정하는 배우이고,

자신이 선택한 작품에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며 몰입하여 작품을 찍었다는 글을 보고

예전 작품들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최근 작품으로는 디어마이프렌즈, 눈이 부시게 정도이다.

청담동 살아요, 우리들의 블루스 라는 작품을 보고 싶어졌다.

 

김혜자 님의 연극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연극에 대해 큰 감흥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좋은 작품들은 아이들과 함께 관람해서

배우들의 얼굴 표정, 숨소리를 직접 보면서 감동을 느껴보고 싶어졌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과는 상관없이, 내 인생은 매 순간순간이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의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오늘 난 백 살이 되었어요. 장미 할머니처럼요. 계속 잠이 쏟아지지만 기분은 좋아요. 난 엄마랑 아빠에게 삶이란 참 희한한 선물이라고 얘기를 해 줬어요.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 선물을 과대평가해요. 영원한 삶을 선물받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지만 나중엔 과소평가해요. 지긋지긋하다느니 너무 짧다느니 하면서 내동댕이치려고 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선물받은 게 아니라 잠시 빌린 거라는 사실을 알게 돼요. 그래요, 삶은 선물이 아니에요. 잠시 빌린 것이죠. 빌린 거니까 잘 써야죠. 함부로 쓰면 안 되는 거예요."

삶은 그냥 살아가는 것밖에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픈 오스카만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게 아닙니다. 몸이 성한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매일 처음 보는 것처럼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너무 낭비할 때가 많습니다. 며칠을 살더라도 얼마만큼 가득 차게 사는가, 그것이 중요합니다. 삶은 선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오스카가 묻습니다.

"삶에는 해답이 없는 건가요?"

장미 할머니가 말합니다.

"삶에는 여러 가지 해답이 있다는 거지. 그러니까 정해진 해답은 없는 거야."

오스카가 말합니다.

"내 생각에는요, 장미 할머니, 삶에는 사는 것 외에 다른 해답이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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