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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끄적끄적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 최서영

by 봄꽃이랑 기쁨이랑 꽁냥꽁냥 2023. 6. 16.

치열하고 격렬하게 살던 20~30대를 보내고 40대에 접어들고 나니
여유로운듯 이렇게 여유를 부려도 되나 싶은 나이가 되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슬슬 전업에 대한 고민도 되고.
이 나이가 되어서도 아직까지도 하고 싶은 일과 잘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꿈만 좇기에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을 때의 내 나이가 너무 부담스럽다.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이 책이 나에게로 와서 공감과 위로를 건넸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고민을 하지만 해결되지는 않기에 너무 괴로울 때,
당장 눈앞을 보고 닥친 문제에 집중하면, 어느새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말에 큰 위로가 되었다.


조금 어렵더라도 최선을 택해보자고. 내 삶에 욕심을 내보자고. 나에게 관심을 갖고, 나를 공부하고, 내 욕심에 솔직해져 보자고. 내 삶을 내 식대로 만들어가자고. 세상이 욕심내도 된다고 하는 것들에만 몰두하느라 진짜 자기가 원하는 걸 단 한 번도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 18p

나는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넘봐도 괜찮을 것 같은, 내 꿈이 아닌 것들을 내 꿈이라 둘러댔다. 그리고 나조차도 그것들이 내 꿈이라고 믿어버렸다. 어쩌다 좋은 걸 손에 쥐게 되었을 때도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불편함에 가진 걸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겸손하고 욕심 없는 착한 사람의 심성이라 믿으면서.
(중략)
내 삶에 욕심내기 시작했다고 해서 모든 게 내 맘대로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온전히 내 선택이기에 실패도 괜찮았다. 예전과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살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내가 내 삶을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행복의 자격을 묻는 대신 그 자리에 노력을 채우기 시작했다.
(중략)
삶에 욕심을 낼수록 내 삶이 내 꿈에 한 발짝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남의 시선 때문에 혹은 내 분수에 넘치는 것 같아서 혹은 도전이 두려워서 그동안 원하는 삶을 욕심내지 않았었다면, 이제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의미의 욕심쟁이가 되어 원하는 삶에 가까워져보자. 고만고만하게 적당히 살지 말고,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자.
- 22p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잘못하지 않고 미움받지 않는 게 아니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어제의 나보다 좀 더 나아지는 것뿐이다.
- 31p

인간관계는 다른 일과 달리, 열심히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한번 포기한다고 아예 놓아지는 것도 아니다. 사람 사이의 적당한 선을 지키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인간관계를 위해 너무 열심히 노력하지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 애쓰지도 말자. 내가 편하고, 내가 자유로워야 내가 만들어가는 관계도 그런 모양새가 된다.
- 71p

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잠시라도 정적이 흐르면 불안한 마음에 무슨 말이든 일단 뱉고 보는 게 습관이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식으로 대화를 주도하다 보니, 내 딴에는 좋은 의도로 침묵을 깨고 대화를 이끌기 위해 던졌던 실없는 말들이 나의 약점이 되어 돌아온 경험이 종종 있었다.
(중략)
말을 많이 한 어느 날, 기가 빨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 쓰여 찝찝한 기분이 든다면 그건 용량 초과의 신호다. 직감적으로 나에게 할당된 말의 양보다 더 많은 말을 내뱉고 왔다는 걸 알기에 그런 감정이 드는 것이다.
(중략)
내 평판과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서만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말을 조심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를 지키기 위해서다. 나에게 중요한 일을 누군가에게 말로 표현했을 때, 그 일이 입에서 입으로 가볍게 날아다니는 모습에 상처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고민, 가족 이야기, 사생활은 누군가의 안줏거리가 되기에는 소중하고 은밀하다. 왜 내 삶의 소중한 부분을 그렇게 쉽게 남의 입에 내어주는가. 소중할수록 더 조심히 다뤄야 한다.
(중략)
진짜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은 할까 말까가 아닌,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방법을 고민할 뿐이다. 말로써 바꿀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밀 잘하는 기술이 너무나 중요한 세상이지만 그만큼 우리는 말에 지쳐 있다.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렇다. 당신이 침묵으로 여백을 남겨두면 그 여백은 누군가가 채우기 마련이다. 그러니 굳이 나서 말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당신은 당신으로서 충분히 좋은 사람이다.
- 105p

"결혼 생활은 세 개의 삶이 지탱하는 거래. 나의 삶, 배우자의 삶, 그리고 우리(부부)의 삶."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좋은 아내'가 되거나 '예쁜 부부'로 사는 것으로만 우리의 결혼 생활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 반드시 '나의 삶'이 탄탄하게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 112p

한병철 교수의 저서 <피로사회>에는 내가 그토록 쉬지 못하고 '하고 있다'는 행위 자체에 집착했던 이유가 설명돼 있었다. 21세기는 성과를 내야만 자신을 유용하다고 느끼는 '성과 사회'라는 것이다. 20세기까지 사회 부적응자의 형태가 광인, 범죄자라면 21세기의 사회 부적응자는 우울증 환자나 도태되는 사람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성과라는 건 자기 자신이 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 노력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동화 같은 환상을 가진 사람들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게 되고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계발이라는 명목 하에 '자기 괴롭힘'을 멈추지 않고 살아간다.
(중략)
지금의 나는 열심히 일하고 나서 느껴지는 약간의 피로감이 좋다. 알차게 하루를 살아냈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 다만 주어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되 성과에 대한 생각은 조금 내려놓기로 했다. 꼭 무엇을 위해 살아야만 공들여 사는 건 아니다. 성실함은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
- 149p

마지막으로 일잘러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이 말을 덧붙이고 싶다. 회사에서의 실수는 '회사에서의 나'에게 맡겨라. 일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실수를 할 때도 있고,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할 것이다. 누구나 흠도 있고 실수할 수 있다. 일을 하면서 저지른 실수로 인해 듣는 이야기는 일터에 나간 나의 몫인 것이지 집으로 돌아온 나의 몫은 아니다.
- 2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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