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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끄적끄적

이렇게 살면 큰일 나는 줄 알았지 - 리틀타네

by 봄꽃이랑 기쁨이랑 꽁냥꽁냥 2023. 8. 29.

 

 

귀촌에 대한 갈망이 있다. 막상 귀촌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할 걸 알지만서도.

게으르고, 일 잘 못하고, 벌레 싫어하고, 모레 싫어하는 내가.

알면서도 갈망이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

책을 펼치고 3시간 만에 다 읽어버렸다.

 

사실은 귀촌에 대한 생활에 대한 경험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귀촌 경험담, 성공담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신의 속도대로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살짝 아쉽지만

그렇기에 리틀타네의 그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자신만의 주체적인 삶을 완성해 나갈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본다.

 


 

희한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살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아서,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 같아서, 남들하고 발맞춰 살면 뭐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스스로 경기장에 돌아왔다. 그러나 10년이란 긴 시간을 쏟아붓고도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아니었다. 청춘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이번 생은 망할 것 같았다. 초조와 불안, 긴장, 불만, 우울이 돌아가며 찾아왔고, 결국 내 몸이 먼저 기권을 외쳤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 모든 절철을 꼭 밟아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정신없이 달려보지 않았더라면 천천히 걷는 순간의 즐거움을 알지 못했을 테니까. 세상이 살라는 대로 살아보지 않았더라면, 그에 대한 미련으로 언제 또 뒤를 돌아봤을지 모른다. 겪은 만큼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게 돌고 돌아 나는 다시 원점에 섰다.

 

확실히 아는 건, 그저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 마음이 이끄는 대로.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내려놓고 어떤 비교 판단도 없이.

- 이력서 한 장의 무게

 

 


 

"아, 몰라. 물어보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이렇게 내 안에 가장 이기적인 마음이, 그 누구에게도 내비치지 못하는 못된 심보가 부모에게만은 적용했다. 사회에서 만난 사이에선 꺼내지도 못했을 말들을 부모님에게는 이리도 쉽게 하고 있다니, 참으로 불공정한 처사였다.


진짜 독립은 집에서 나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홀로 서는 일이었다.

- 30대 자식과 60대 부모
 
 

 

내 눈앞에 펼쳐진 신세계를 바라보며 여태 나의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건 전부가 아니었고, 옳다고 믿었던 건 내 주관적 견해에 불과했다. 잃으면 큰일 날 것 같았던 것들은 없어도 큰일 나지 않았으며, 견딜 수 없을 것 같던 일들도 막상 겪으면 별일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 스무 살, 인도행 티켓을 끊다

 

 


 

실수하면 다시 만회하면 되고,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걸, 그 편이 넘어질까 두려워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백번 낫다는 걸 깨달았다.

 

중요한 건 인생이 과정이라는 걸 이해하는 것이다. 갓난아기도 첫걸음을 내딛기 위해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나길 반복하는데, 어른의 사정이라고 다를 리 없다. 일곱 번 넘어졌다 일곱 번 일어나면 그만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 그러니까 한 번 더!

 

 


 

그들과 나의 차이라면, 그들은 다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어찌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그들과 나의 차이였고, 나에겐 시작조차 어려운 일을 그들이 겁먹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래서 나도 그들처럼,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

 


 

완벽하거나 특별하거나 독보적이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나만의 세계에서 나만의 일을 하며 나만의 속도로 성장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분명 인생의 끝에는 어딘가 도달해 있지 않을까? 먼저 인생을 살아낸 세상의 다른 모든 이들처럼 말이다.

- 돈 안 되는 일을 사랑한다는 것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인생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고, 우리에게 주어진 건 지금 이 순간뿐이라는 걸. 그걸 알면서도 우리는 늘 자신의 생이 영원할 것처럼 산다. 내일의 행복 같은 건, 누구도 보장받을 수 없음에도.

 


 

아픈 것도, 흔들리는 것도 당연하다. 강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려운 순간을 직면할 때마다, 우리는 그저 마음속 작은 돌멩이를 털어내고 자신의 길을 가면 그뿐인 것이다. 충분히 강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의 인생은 설계되어 있다. 나는 그 사실을 매일 시골에서 확인받고 있다.

- 달콤한 자본주의의 유혹

 

 


 

제멋대로 생긴 퍼즐들 사이에서 무엇이 올바른 모양새인지 재고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어느 정도는 마음을 내려놓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모두와 어울릴 수 있었던 단순하고 순수한 어린 시절처럼. 그러면 최소한 조화로운 삶은 가능하지 않을까? 가까이 다가오는 이들에게 친구는 아니더라도 친절한 사람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혼자 와서 혼자 가는 인생,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목표가 아닐까 싶다.

- 30대, 한창 혼자가 될 나이

 

 

친구가 없는 것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걸까.

내가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걸까.

언제부턴가 내 삶이 복잡해지면서

주변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이 부담이 되었다.

그나마 같이 주부인 친구들은 서로 비슷한 모양새로 살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솔로인 친구들은 만나고 나면 서로에게 피로함을 느낀다.

마음을 내려놓고, 다름을 인정해야겠다.

그럼 부담감 없이 친절하게 대할 수 있겠지.

 


 

살아낸 시간만큼의 배움은

결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이렇게 나이를 먹는다

 


 

인생은 길고, 언제 변곡점이 찾아올지 모르니까. 마냥 딴짓도 해보고, 개인적인 성취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걸 사랑해보기도 하는 거다. 쉬어가는 구간에 자신의 삶에서 한발 떨어져보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인생 뭐 있어? 성급한 사람의 것이나 느긋한 사람의 것이나 인생은 죄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기 마련인데, 매 순간 똥줄 빠져라 열심히 살 필요는 없다.

- 사랑한다면 후회없이

 


 

우리처럼 이방인의 길을 택한 그녀는 자신의 선택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그녀가 채식을 하는 이유는 행복이었다.

 

행복하고 싶으니까 다른 생명도 행복도 존중한다.

 


그녀는 그저 자신이 존중받고 싶은 만큼 다른 생명을 존중하고 있었고, 사랑받고 싶은 만큼 다른 생명을 사랑하고 있었다. 자신이 살아가고 싶은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런 당연한 이치를 간과하고 있었다. 평화는 그저 바란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실천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바람을 행동으로 옮기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가는 방법이란 걸, 나는 그때 알았다.

- 너는 풀만 먹고 사니?

 


 

꿀벌들의 멸종으로 인한 식량 위기, 과도한 착취가 야기한 환경 파괴, 멸종으로 인한 생태계 붕괴, 지독한 환경오염 등 영화에서나 볼 법한 지구 종말 직전의 모습들.


사람들은 동물 보호와 환경 보호에 여러 가지 이유를 붙인다.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기 위해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말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것이 참으로 궁색하게 느껴진다. 사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그저 그들을 사랑하는 것일지 모른다. 사랑한다면 그들이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가도록 지켜볼 것이고, 존중한다면 그들의 삶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을 대하듯,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대하듯, 자연과 그 안의 모든 생명체들을 대한다면, 이 세상에 더 이상의 위기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유를 찾을 필요도 없다. 우리가 진실로 느끼는 대로, 양심이 시키는 대로 살아간다면, 아마 우리는 아주 오래도록 이 지구라는 아름다운 별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 사랑에 이유가 있나요

 

사람들이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말이

어이없음을, 오만한 말임을 알게 되었다.

실상 사람들이 지구를 위기에 빠뜨리는 존재들이다.

우리가 아무런 노력 없이,

양심대로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난 결혼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로 했다.

 

그러려면 자신부터 존중해야 했다.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남을 존중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어불성설이니까.

- 결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건데요

 


 

우리는 모두 언젠가 스스로의 시간을 책임져야 하는 날을 맞잏나다. 자신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때, 비로소 진정한 인생이 시작된다. 다른 사람이나 환경이 정해주는 대로 살아가던 내게 이곳에서의 시간이 주체적인 삶을 행한 전환점이길 바란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엄청 뿌듯하고 열의가 솟구친다. 이젠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 나의 시간을 책임진다는 것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런 사람들은 흘러간 시간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오늘의 나는 이전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됐다는 걸, 더 좋은 어른이 됐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지 않고, 과거가 그립기보다는 미래가 기다려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나는 나이를 잘 먹어가고 싶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뒤를 돌아보며 '참으로 후회 없는 인생이었다' 담담히 말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 나잇값을 하는 어른이 되고 싶어

 


 

돈을 벌기 위해 우리는 하루의 여섯 시간은 잠을 자고 나머지 시간의 대부분은 일을 한다. 아이러니한 건 그렇게 번 돈으로는 정작 가장 필요한 건 살 수 없다는 사실이다. 건강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다. 돈을 번다고 그냥 흘러가 버린 세월은 무엇으로도 살 수 없다. 과거도, 현재도 구원하지 못하는 돈으로, 하물며 미래를 살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들이는 시간과 정성에 비해 돈은 너무 적은 것을 돌려줬다. 그래서 결심했던 거다. 돈을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지 않기로. 인생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기로 한 것이다.

- 여전히 취업이 하기 싫은 백수

 

요즘 나의 고민은 돈이다.

아이들은 십 대.

앞으로 돈이 많이 들어갈 시기이다.

나와 남편은 현 직장에서 잘해야 앞으로 4~5년 정도 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앞으로 뭘 해야 할까.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까.요즘 가장 큰 고민이다.돈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지 않는다는 작가의 결심이 부럽고 대단하다.

 


 

오늘도 나는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닌 얼렁뚱땅한 하루를 보냈고, 미래를 보장받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미래를 준비하려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내 삶을 믿고 그저 오늘을 살아간다. 살아보지 않은 내일보단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에 충실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일을 준비하는 내 나름의 최선이니까!

- 시골 인간의 노후 준비

 


 

모쪼록 무리하지 않으며

내게 허락되는 만큼 천천히 걸어가는 것.

- 게으름뱅이의 변명

 


 

'만약에' 라는 아쉬움을 남가지 않기 위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나는 그것을 끝내 붙잡았던 것 같다. 결과는 나조차 알 수 없지만, 괜찮다. 용기를 내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면 그것으로 된 거다.용기의 기록이 쌓일수록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깊어진다. 인생을 겁내지 않을 수 있다.

- 에필로그. 나와 내 인생을 의심했던 모든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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