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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끄적끄적

내 장례식에는 어떤 음악을 틀까? - 여행자 메이

by 봄꽃이랑 기쁨이랑 꽁냥꽁냥 2023. 9. 8.

 

 

 

여행유튜브를 즐겨본다. 그 중 좋아하던 유투버 여행자 메이.
새 신간을 보고 그동안의 근황도 궁금하여 책을 바로 읽게 되었다.

그동안의 책과는 달리, 작가의 마음을 찬찬히 여행하고 기록한 책이다.
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솔직하고 용기있는 고백이 담겨 있다.

그 중 작가가 열흘 간 명상원에서 겪은 일을 담은 명상 일기의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다.
다양한 명상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명상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딧타나 명상법을 고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배워서 그것이 갈망 혹은 혐오의 반응으로 이어지지 않게 만든다.
결국 모든 집착을 버리게 만드는 것, 그것을 삶에 접목시키는 것이 목표다.
통증은 그냥 흘러가는 감각 중 하나일 뿐, 그저 바라보자.
통증 뿐 아니라 마음에도 해당된다.
감사한 마음, 행복한 마음 자체는 갖되 갈망하지 않도록,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집착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화가 일어날 때면 그 순간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가만히 바라보자.
실수는 받아들이고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된다.
실패했을 때 우울해지고, 성공했을 때만 행복해진다면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집착을 버리는 것.
억누르지 않되 갈망하지도 않는 것.

작가가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를 보던 중의 자신이 깨달은 이야기가 있다.
구 씨가 미정을 떠나 원래 있던 어둠의 세계로 돌아간다고 통보를 한 후, 미정의 담담한 반응에 구 씨가 화도 나지 않느냐고 묻는다.
"화는 안 나. 돌아가고 싶다는 거잖아. 가고 싶다는 건데, 물론 가지 말라고 할 수는 있어. 더 있다 가라고 할 수도 있어. 나는 서운해. 근데 화는 안 나."
미정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군더더기 없이 꺼내 놓을 줄 아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작가는 '우울'이라고 뭉뚱그려 놓은 마음을 펼쳐서 진짜 감정들을 마주했다.
감정을 오롯이 마주하니 거대한 괴물인 줄 알았던 감정이, 감당이 가능한, 발전적인 결론까지 도출해 낼 수 있는 건강한 감정들이었다.
나에게도 분노나 슬픔을 하나의 감정으로 뭉뚱그리지 말고, 내 감정의 이름을 정확히 알아봐야겠다.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봐야겠다.

 


나는 다짐했다. 내 이십 대를 세상을 여행하는 일로 찬란하게 물들였다면, 내 남은 시간은 나를 여행하는 일로 채워가겠다고. 내가 가장 알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고, 사랑하는 그 여행지, 내 속으로의 여행을 이제라도 시작해야겠다고. 그렇게 나는 나를 여행하기로 했다.
- 나는 나를 여행하기로 했다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 때문에, 그에 대해 더 집착하게 되고, 또 그렇지 못한 오늘과 비교해 오늘을 그 자체로 바라보지 못하고, 오늘을 그저 행복하지 못한 날로 여기고 있지는 않나요?"
- 행복한 기억을 리셋하라고요? 그건 싫어요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을 갈망하지 말라.'
나는 이제야 행복했던 내 지난 순간들을 완전히 놓아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들을 모조리 놓아주어야만 내게 찾아오는 모든 오늘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사랑을 완전히 흘려보내야만 오늘의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내가 통증이라 부르며 불편하다고 여겨왔던 그것은, 그저 하나의 감각에 불과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감각과 반응의 연결고리를 깨뜨리면 이토록 평화로워지는구나, 일상 속에서 나를 불편하게 만들던 무수한 것들도 내가 부정적으로 반응하지만 않으면 그저 흘려보낼 수 있겠구나. 나는 이 사실을 몸으로 깨우쳤다.

맞다, 내일은 늦잠을 자지 않게 더 신경 쓰면 되는 거고, 어제의 굳은 다짐은 지금부터 이어가면 그뿐이다. 명상적인 삶을 사는 것, 그래서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것에조차 집착하지 말자. 그저 천천히 나아가자.

세상 모든 것은 흘러가고 변화한다. 그러니 그 무엇에도 집착할 필요가 없다.
행복했던 지난 순간들을 놓아주어야만 내게 찾아오는 오늘을 진정으로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 이젠 짐심으로 웃을 수 있겠구나 - 열흘간의 명상 일기



내가 집에 세 들어 사는 사람이듯, 내 마음 역시 내 몸에 머무는 세입자가 아닐까. 내 몸에 세 들어 사는 동안, 나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 그것이 세입자의 도리 아닐까.
'그래, 나를 우울하게 만든 것들 중에는 이렇게 웃어넘길 수 있는, 그저 밥알을 떼어내듯 해결하면 되는 단순한 에피소드였던 것들도 많지 않았을까?'
'암, 고작 이 정도의 일이 지금의 내 행복을 빼앗아 갈 순 없어.' 하며 능청이라도 떨어 보았더라면, 훨씬 더 괜찮지 않았을까.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어둠 속으로 침잠해 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 고작 이 정도의 일일 뿐이야



균형을 맞추는 것, 그것이 클라이밍의 본질이다.
사람들이 벽을 오르는 데 실패하는 이유는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균형을 맞추지 못해서다.
- 중요한 건 균형이야


 

삶에는 분명 빈 칸이 필요하다. 스스로에게 빈 칸을 허용해 주어야 새로운 무엇이 차오를 수 있으며, 설령 아무것도 차오르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온전한 쉼이 되어 삶의 균형을 이루어 줄 것이다. 다른 색과 곱게 어우러진 하얀색 만다라처럼 말이다.
- 빈 칸 만들기



인생의 세 챕터 정도 멋진 순간으로 가득 채웠다면, 설령 나쁜 일이 더해진다고 해도, 그때와 같지 못한 오늘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그런데로 명반인 삶인 거다. 레전드라고까진 불리지 못해도, 이 책장 속에 빼곡히 자리 잡고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도 누군가의 하루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이 무수한 음반들처럼 말이다.
- 명반의 의미를 아시나요?



제게 여행은 시를 찾는 일입니다. 시를 찾은 여행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좀처럼 쉽게 흐려지는 법이 없지요. 저는 그것들을 엮어 시집 한 권을 만들고도 모자라, 세상 가장 아름다운 시를 발견하겠다는 요량으로 계속해서 오랜 시간 떠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듯한 오늘 하루에도 수많은 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요.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면, 그 어디에 있더라도 모든 오늘은 여행이 되리라는 것을요.
- 오늘의 시를 찾아주세요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한 어린아이처럼, 모든 꼿의 꽃술이 어여쁜 엄마처럼, 진심을 담아 바라보면 세상 모든 꽃이 아름답고, 모든 사람이 특별하며, 모든 여행지가 찬란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그런 마음으로 사람을 여행하고, 나를 여행한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즐거울까. 진심으로 상대의 기쁨과 풍파를 궁금해하고 다정 섞인 호기심을 건넬 때, 그 관계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될까.
- 이렇게 보니, 참으로 어여쁜 당신이군요



모든 감정에는 각자의 고유한 색과 이름이 존재한다. 행복, 불안, 기쁨, 설렘, 절망...... 나는 나를 찾아오는 모든 감정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아차리고, 솔직하게 마주하기로 했다. 억지로 내쫓으려 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 나라는 게스트하우스에 찾아든 감정이라는 여행자



"초콜릿케이크가 눈앞에 있든 아니든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아야 해요."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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