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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끄적끄적

나는, 그냥 내가 되고 싶어요 - 나태주

by 봄꽃이랑 기쁨이랑 꽁냥꽁냥 2023. 9. 18.

 

 

🔖
한 장 한 장,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은 책
읽을 부분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서
한 곳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시집은 학교 졸업 이후로 오랜만에 읽어본 것 같습니다.
시집은 어렵다라는 생각이 있어서일까요.

나태주 시인의 책은 어렵지 않게
그 분이 하고자 하는 말이
나에게 스며드는 것 같아요.

나에게 숨은 의미를 찾게 하는 것이 아닌,
숨어있던 마음을 찾게 하는 나태주시집.


어른인 저에게도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것 같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마음을 주변에도 나눠주고 싶은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우리 아이들과도 함께 읽고 공감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
오늘도 하루
충분히 너를
사랑하지 못하고
날이 저물었다

이 다음 날 내가
지구를 떠나는 날에도
그것이 제일로
마음이 아플 것이다.
- 저문 날

📖
고마워요.
그냥 엄마가 내 엄마인 것이
고마워요

고맙구나
그냥 네가 내 아들인 것이
고맙구나
- 어버이날

 

 


 

 

 

적어도 가슴속에 별 하나 숨기고
그 별의 안내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달라도 무언가 많이 다르다
- 그것을 믿어야 한다 중에서

 


 

 

겉으로 당신 당당하고 우뚝하지만
당신 안에 조그맣고 여리고 약한
아이 하나 살고 있어요

작은 일에도 흔들리고
작은 말에도 상처받는 아이
순하고도 여린 아이 하나 살고 있어요

그 아이 이슬 밭에 햇빛 부신 풀잎 같고
바람에 파들파들 떠는
오월의 새 나뭇잎 한가지에요

올해도 부탁은 그 아이
잘 데리고 다니며
잘 살기 바라요

윽박지르지 말고
세상 한구석에 떼놓고 다니지 말고
더구나 슬픈 얘기 억울한 얘기
들려주어 그 아이 주눅 들게 하지 마세요

될수록 명랑하고 고운 얘기 밝은 얘기
도란도란 나누며 걸음도 자박자박
한 해의 끝날까지 가 주기 바라요

초록빛 풀밭 위 고운 모래밭 위
통통통 뛰어가는 작은 새 발걸음
그렇게 가볍게 살아가 주기 바라요
- 그 아이


 

 

하나님, 지구 할아버지가 요즘 많이아프셔요.
오래 사셔서 그렇지만 우리가 지구 할아버지에게 잘못
해서 그래요.
너무 많은 쓰레기를 버리고 지구 할아버지 위에서 패를 
갈라 싸우고 전쟁하고 미워하고 너무 욕심을 부리며 살았
기 때문이에요.
하나님, 지구 할아버지를 어떻게 좀 치료해 주세요.
조금 더 오래 사실 수 있도록 보살펴 주세요.
지구 할아버지가 아프고 힘들면 우리가 살 수 없어요.
사람들은 모두가 지구 할아버지의 자식들이에요.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지구 할아버지가 좀 더 오래 
사실 수 있도록 지구 할아버지를 보살펴 주세요.
하나님, 꼭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 하나님께 드리는 편지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 내가 너를


 

 

사람이 길을 가다 보면
버스를 놓칠 때가 있단다

잘못한 일도 없이
버스를 놓치듯
힘든 일 당할 때가 있단다

그럴 때마다 아이야
잊지 말아라

다음에도 버스는 오고
그다음에 오는 버스가 때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떠한 경우라도 아이야
너 자신을 사랑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너 자신임을 잊지 말아라.
- 다시 중학생에게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라.
- 혼자서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나
때로는 나도 내가
예쁘지 않은데

좋으면 얼마나 좋겠나
때로는 나도 내가
좋지 않은데

그만큼 예쁘면 됐지
그만큼 좋으면 됐지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조금 예뻐도 많이
예쁘다 여겨 주면
많이 예뻐지고

조금 좋아도 많이
좋다고 생각하면 
많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겠나.
- 사랑은 그런 것


 

 

"가끔은 자기 자식도 예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의 자
식이 언제나 예쁠 수는 없지요. 아이들이 예쁜 것은 예쁘게 
봐 주기 때문에 예쁜 거예요."
아이들을 예쁘게 봐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 그런 사
람이 교사입니다.


 

 

큰 꿈만 꿀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
고 그렇게 쌓아 가다 보면 큰 꿈 앞에 닿는 거라고 생각합니
다.
나태주 시인은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오늘 일은
오늘로 충분했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라고 시에 
적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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