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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끄적끄적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by 봄꽃이랑 기쁨이랑 꽁냥꽁냥 2023.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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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
우연한 사고로 다른 기수와 다르게 탄생하게 된 휴머노이드 '콜리'
'투데이'의 기수였으며 사고로 하반신이 부서져 폐기를 앞두고 있다.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고 살아가고 있는 '은혜'
달리지 못하게 되어 안락사를 당하게 될 투데이에게 연민을 갖게 된다.
장애가 있는 언니와의 삶에서 경쟁을 놓아버린, 일찌감치 삶에 대해 알아버린 '연재'
우연히 폐기 위기에 있는 '콜리'를 사서 직접 고친다.
남편을 잃은 후,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엄마 '보경'
대학을 위한 입상이 필요하여 연재와 대회 준비를 하게 된 연재의 친구, '지수'
목적에 의한 친구사이였지만, 연재에게 친구에 대해, 사람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갖게 해준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은헤는 투데이와 콜리.
콜리와 연재.
은혜와 투데이.
연재와 지수.
은혜와 연재와 보경.

이들의 관계가 우리 일상사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일들로 엮여 있다.
가족 관계, 우정, 가난. 입시. 장애.
살아가면서 무의식적으로 흘려보내는 생각들이
호기심많은 휴머노이드 '콜리'의 질문을 통해
다시금 떠올리며 생각해보게 되고, 깨닫게 된다.
그럴 때 있지 않나.
알고는 있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고 나서야 정리가 되는 기분.
콜리를 통해, 서로에게 몰랐던 감정들이 해소되어 가는 과정이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
기술의 발전을 이룬다고 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이유는 너무 비싸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빈부격차는 더 커지게 된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탄생한 로봇이 인간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다.
인간을 위한 것이 맞는 걸까.
극소수만의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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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필요하지 않으면 멸종되어 버리는 동물들.
인간이 지구의 주인인 것 처럼 굴어도 될까.
우리보다 뛰어난 외계인이 나타나 우리가 외계인을 위한 죽음을 겪게 된다면??
요즘 많이 드는 생각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해보게 된다.

📖
"너무 빠르니까요. 조금 느려도 되지 않을까요?"

📖
"그리운 시절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거야."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
"이 세상에서, 아니 이 우주에서 사람만 이렇게 잔인한 거 같아요."
(...) 정상적인 사람에게 너의 정상성은 괜찮은 것이고, 그것이 너를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은혜도 그런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보경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가끔은 자신이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났음을 확인시키는 차갑고 날카로운 창살 같다는 것을. 휠체어 덕분에 걷지 못하던 이들이 움직일 수 있게 된 게 아니라, 버스와 지하철, 인도, 계단, 에스컬레이터 때문에 이동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걸. 기술의 발달 과정에서 은혜는 철저하게 삭제되었다.

📖
"그래도 우리가 불행한 미래를 상상하기 때문에 불행을 피할 수 있다고 믿어요. 위리가 생각하는 미래는 상상보다 늘 나을 거예요."
📖
"당연하지. 살아간다는 건 늘 그런 기회를 맞닥뜨린다는 거잖아. 살아 있어야 무언가를 바꿀 수 있기라도 하지."

📖
슬픔을 겪은 많은 사람들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 것일까. 사실은 모두 멈춰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지구에 고여버린 시간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 시간들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
"저는 호흡을 못 하지만 간접적으로 느껴요. 옆에 있는 당신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져요. 저를 행복하게 하고 싶으시다면 당신이 행복해지면 돼요. 괜찮지 않나요?"

📖
"대화하지 않고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나요? 인간에게는 서로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능이 있나요?"


📖
"몸이 다 망가진 채로 건초더미에 누워서 나한테 하늘이 예뻤다고 말하는 네가 불쌍했어. 그리고 순간 내가 너를 고칠 수 있지 않을까 호기심도 들었어. 그대로 내버려두면 너는 사라지겠지만 내가 데리고 오면 사라지지 않으니까. 같잖은 연민이지. 그래도 후회 안 해. 나는 내가 좋아했던 걸 그동안 싫어한다고 믿고 살았는데, 아니더라고. 너 만지면서 알게 됐어. 그리고 지금 내 말에는 대답하지 마. 명령이야."

📖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고통은 생명체만이 지닌 최고의 방어 프로그램이다. 고통이 인간을 살게 했고, 고통이 인간을 성장시켰다.



"당신까지 위험해지는데 왜 나를 구했어요?"
"3%였잖아요."
"고작 3%인 거잖아요."
"사람은 기계와 달라서 꺼진다고 완전히 멈추는 게 아니니까요. 3%라는 뜻은 말 그대로 살 수 있다는 뜻이에요."



소방관이 놓지 않았던 보경의 3%에는 실로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보경은 언젠가, 한강 노을을 바라보며 바퀴를 열심히 굴리는 아이들이 멈추지 않고 달렸으면 좋겠다고 소방관에게 말했다. 삶이 이따금씩 의사도 묻지 않고 제멋대로 방향을 틀어버린다고 할지라도, 그래서 벽에 부딪혀 심한 상처가 난다고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방향을 잡으면 그만인 일이라고. 우리에게 희망이 1%라도 있는 한 그것은 충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시중에 유통되는 휴머노이드의 수는 날이 갈수록 증가했고, 그렇게 만연해지고 당연해지면 모두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했다. 때때로 어떤 일들은, 만연해질수록 법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그 일에서 손을 놓아버리고는 했다.



세상이 조금만 더 자신을 남들처럼만 대해준다면 은혜는 사이보그 따위 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몇천만 원을 웃도는 기계 다리 부착 수술보다 더 필요했던 건 인도에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와 가게로 들어갈 수 있는 리프트, 횡단보도의 여유로운 보행자 신호, 버스와 지하철을 누구의 도움 없이도 탈 수 있는 안전함이었다. 휠체어를 끌어주는 휴머노이드나 사이보그 다리가 아니라.



삶의 격차라는 것이 어느 틈을 비집고 생기는 것인지 한 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이 학교에 다니고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공부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떤 아이들에게는 다가갈 수조차 없을 만큼 차이가 났다. 우리 부모님도 돈을 벌고, 우리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는데 왜 우리는 같은 나이에 이만큼 차이가 나는 걸까. 그 의문이 연재의 생각을 좀먹기 시작한 후 연재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손가락으로 헤아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조차 포기했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전부 다 접어도 가지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은 말 취급을 받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었다. 달릴 수 없는 말은 지구에서 살아갈 이유를 얻지 못한다.



"그럴 가능성 없잖아요. 낫지 못하면 안락사당할 거고요. 알고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게 비통하네요. 저 같은 게 저 애를 위해 뭘 해줄 수 있겠어요? 슬프지만 아무것도 못 해주는 주제에 슬퍼하는 것도 웃긴 것 같아서 그냥 보고 있어요."



"(...) 앱이 업데이트되는 속도가 동물의 멸종 속도와 같대요. 제가 앱 하나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지구상의 어떤 동물이 완전히 멸종한다는 괴상한 말이에요."



너도 언젠가 우리보다 뛰어난 외계인이 나타났을 때 그 외계인을 위한 숭고한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라고 저주했다. 그 자식은 외계인이라는 단어를 비웃었다. 지구의 삶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애새끼 주제에 어디서 감히 우주의 생명을 논하느냐고 악을 쓰고 나왔다.



"주로를 달리지 못하는 말들은 운이 좋으면 살고 운이 나쁘면 죽어요."
"운이 나빠서 죽게 되는 경우는 단순해요. 그 좁은 마방을 벗어나 살 곳이 없거든요. 저는 안락사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무턱대고 반대하는 건 결국 그 아이들에게 알아서 죽으라는 말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이미 이 행성은 인간 중심의 행성이 됐잖아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세상 밖으로 나가면 어느 동물도 살아남지 못해요. 동물들이 살 수 있는 네트워크가 아예 존재하지 않아요.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고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아예 다시 프로그래밍을 해야 된다는 말이에요. 이 사회가."
(...)
지독히도 인간 중심적인 이 행성에서 동물들은 희생양일 뿐이었다. 보호받지 못하면 살 수 없도록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자유를 주다니. 복희는 그것 역시도 착해지고자 하는 인간의 이기심이라 여겼다.



"너무 빠르니까요. 조금 느려도 되지 않을까요?"



다른 수험생들의 엄마가 어떻게 아이를 관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보경의 방식은 '방목'이었다. 숨통을 조이는 순간 분명 어느 한 곳이 짓무르기 시작할 거라고 믿었다. 아이들은 필요하다 느끼면 무엇이든 스스로 찾아 해냈으며, 보경이 느끼는 두 딸은 착실하게도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고민하며 꿰어 나가고 있었다. 정말로 다급하게 손을 뻗을 때에만 아이들의 SOS를 놓치지 않고 들으면 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리라. 섣부른 판단과 간섭은 아이를 답답하게 할 뿐이었다.



"그리운 시절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거야."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너도 나도 알아서 잘 살아갈 수 있는데. 반드시 도움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처럼, 도움받지 못하면 살아가지 못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자기들 멋대로 생각하는 게 꼴 보기가 싫다. 우리 엄마는 내가 좋은 대학에 가서 남들에게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당당하게 보여주라고 하는데 나는 왜 굳이 그렇게 멋있게 살아서 내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있지, 나는 그냥 여행을 다니며 살고 싶어. 카메라 들고 밟지 않은 땅이 없을 만큼 아주 많이."



민주는 말들의 관리인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마방에 갇힌 또 다른 말이었다. 사회는 개개인이 촘촘히 연결된 시스템이었고 그 선은 서로의 목을 감고 있었다. 살기 위해서는 끊어야 할 때 연결된 선을 과감하게 끊어야 하는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죽이느냐 마느냐의 문제였다.



"이 세상에서, 아니 이 우주에서 사람만 이렇게 잔인한 거 같아요."
(...) 정상적인 사람에게 너의 정상성은 괜찮은 것이고, 그것이 너를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은혜도 그런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보경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가끔은 자신이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났음을 확인시키는 차갑고 날카로운 창살 같다는 것을. 휠체어 덕분에 걷지 못하던 이들이 움직일 수 있게 된 게 아니라, 버스와 지하철, 인도, 계단, 에스컬레이터 때문에 이동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걸. 기술의 발달 과정에서 은혜는 철저하게 삭제되었다.



복희야말로 누구보다도 동물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했지만 동물들은 살아갈 수 없다. 이미 인간만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행성에서는. 죽음을 코앞에 둔 시점, 좁은 마방에서 부위별로 나뉘어 팔릴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투데이에게, 이 행성은 존재 자체가 지옥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래도 우리가 불행한 미래를 상상하기 때문에 불행을 피할 수 있다고 믿어요. 위리가 생각하는 미래는 상상보다 늘 나을 거예요. 예를 들면 동물이 사라지고 인공지능을 키우는 시대가 도래하는 대신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부재하는 시간 동안 동물을 돌봐주겠죠. 동물의 영양 상태를 매일 체크해서 필요한 영양소도 알려주고요."



"당연하지. 살아간다는 건 늘 그런 기회를 맞닥뜨린다는 거잖아. 살아 있어야 무언가를 바꿀 수 있기라도 하지."



" 내 시간은 멈춰 있어."
화재가 난 빌딩 속에 있던 소방관을 기다리던 그 시간에 멈춰 있어. 반드시 살아서 나오리라 믿고 있는 그 시간 안에서.
시간이 흘러 보경은 그곳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시간은 그곳에서 1초도 흐르지 않았다. 보경이 매일 일찍 일어나 쉬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이유는 그 지긋지긋한 시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음을,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달리기였음을 인정해야 했다. 시간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정적이었다.
(...)
슬픔을 겪은 많은 사람들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 것일까. 사실은 모두 멈춰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지구에 고여버린 시간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 시간들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면 아주 천천히 움직여야겠네요."
"멈춘 상태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많은 힘이 필요하니까요. 당신이 말했던 그리움을 이기는 방법과 같지 않을까요? 행복만이 그리움을 이길 수 있다고 했잖아요. 아주 느리게 하루의 행복을 쌓아가다 보면 현재의 시간이, 언젠가 멈춘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흐르게 할 거예요."
(...)
콜리의 말처럼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려면 행복으로 그리움을 이겨내듯이 현재의 시간도 흐르게 해야 했다. 그날에 함께 묶여 나아가지 못한 관계부터 풀어내면 되지 않을까.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살아 있다는 건 호흡을 한다는 건데, 호흡은 진동으로 느낄 수 있어요. 그 진동이 큰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저는 호흡을 못 하지만 간접적으로 느껴요. 옆에 있는 당신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져요. 저를 행복하게 하고 싶으시다면 당신이 행복해지면 돼요. 괜찮지 않나요?"



"대화하지 않고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나요? 인간에게는 서로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능이 있나요?"



이해에는 한계가 있고, 횟수가 있고, 마지노선이 있다. 그 선을 넘으면 이해해주던 사람은 어느 순간 상대방의 이기심을 지적했다.

이해받기를 포기한다는 건 이해하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세상 모두에게 이해받지 않아도 된다. 오직 연재가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만 이해받을 수 있다면.



콜리에게 알려줘야겠다. 인간에게는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속내를 알 수 있는 기능이 아예 없다. 다들 있다고 착각하는 것뿐이다.



"몸이 다 망가진 채로 건초더미에 누워서 나한테 하늘이 예뻤다고 말하는 네가 불쌍했어. 그리고 순간 내가 너를 고칠 수 있지 않을까 호기심도 들었어. 그대로 내버려두면 너는 사라지겠지만 내가 데리고 오면 사라지지 않으니까. 같잖은 연민이지. 그래도 후회 안 해. 나는 내가 좋아했던 걸 그동안 싫어한다고 믿고 살았는데, 아니더라고. 너 만지면서 알게 됐어. 그리고 지금 내 말에는 대답하지 마. 명령이야."



"한 번 외출하기 위해 남들보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준비를 한다고 나갈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의지나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끝내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요. 어렵거든요. 도움이 없어므녀 갈 수 없는 길들이 많으니까요. 누구나 쉽게 수술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그 수술은 누군가에게 불가능과 같은 비용이거든요. 그리고 또 그 사람은 우리와 같은 온전한 두 다리를 갖고 싶은 게 아니에요. 다리는 형체죠. 진정으로 가지고 싶은 건 자유로움이에요. 가고자 한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요. 자유를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아주 잘 만들어진, 오르지 못하고 넘지 못하는 것이 없는 바퀴만 있으면 돼요. 문명이 계단을 없앨 수 없다면 계단을 오르는 바퀴를 만들면 되잖아요. 기술은 그러기 위해 발전하는 거니까요. 나약한 자를 보조하는 게 아니라, 이미 강한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인류 발전의 가장 큰 발명이 됐던 바퀴도, 다시 한 번 모양을 바꿀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바퀴가 고대 인류를 아주 먼 곳까지 빠르게 데려다줬다면 현 인류에게도 그렇게 해줄 거라고 믿어요."



천 개의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짧은 삶을 살았지만 처음 세상을 바라보며 단어를 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천 개의 단어는 모두 하늘 같은 느낌이었다. 좌절이나 시련, 슬픔, 당신도 알고 있는 모든 단어들이 전부 다 천 개의 파랑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파랑파랑하고 눈부신 하늘이었다.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언제 써놨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나 이 문구를 보며 지구가 변해가는 속도와 놓치고 가는 사람, 그리고 동식물에 대해 생각했다. 그래서 <천 개의 파랑>을 썼다.
-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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