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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추위 속,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오체투지로 호소하는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by 봄꽃이랑 기쁨이랑 꽁냥꽁냥 2023. 12. 1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서울 강추위 속에서 감동적인 오체투지를 선보였습니다.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1도를 기록한 강추위 속,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시민대책회의 및 4대 종교계가 지난 18일 오체투지 행진에 참여했습니다. 오체투지는 두 무릎과 두 팔꿈치, 이마 등 신체 5곳을 땅에 대며 온몸으로 절을 하는 특별한 의식입니다.

이들은 다가오는 20일 열리는 12월 임시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출발해 2.5㎞에 이르는 거리를 오체투지하며 행진했습니다. 행진은 10·29를 의미하는 오전 10시29분에 시작돼 국회 앞 농성장을 경유해 다시 농성장에 돌아오는 데 꼬박 2시간30분이 걸렸습니다.

희생자 이승연씨의 어머니 염미숙씨는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우리 아이들이 별이 된 지 416일째"라며 "찬 바람을 맞고 서 있으니 작년 녹사평대로 한가운데서의 49재가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그땐 이렇게 싸움이 길어질 줄, 외침이 오래 묵살될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참사 발생 원인, 수습 과정, 후속 조치 등에 대해 독립적으로 진상규명 조사를 벌이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특별법은 지난 6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 4당의 주도로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었으나, 지난 8월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도 여당인 국민의힘 측 반발로 법사위에서는 90일간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진상조사를 제외하고 피해자 보상에 중점을 둔 독자적인 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염미숙씨는 "보상을 받고자 하는 게 아니라 이태원에서 아이들이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가 궁금할 뿐"이라며 "진상규명을 뺀 특별법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우리 유가족은 독립적 조사기구가 진상을 규명해주길 바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오고 있다"며 "20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논의는 여전히 갈등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무릎 보호대를 찬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점프슈트와 우비 등을 차려 추운 바람과 함께 북소리에 맞춰 오체투지를 진행했습니다. 보도 블록길, 횡단보도, 빙판길에 몸을 누인 이들은 한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희생자 김정훈씨(사망 당시 32세)의 아버지 김순신씨(61)는 "한 번도 오체투지를 해보지 않아 몸에 무리가 가는지도 모르겠다"며 "참사가 자꾸만 잊히는 것 같다. 하루빨리 진상조사 위원회가 꾸려지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강가희씨(사망 당시 25세)의 어머니 이숙자씨(53)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고개를 90도로 숙이는 행위(반절)로 행진에 참여했습니다. 작년 10월 29일 오후 8시3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강씨가 친구들과 해맑게 찍은 사진 한 장은 이씨의 마음을 때마다 미어지게 합니다. 행진 도중 눈물을 보인 그녀는 "항상 아이와 함께 있다고 생각하며 산다"며 "엄마들이 이렇게 하는 걸 보고 아이가 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오체투지로 국회 주위를 돌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국회 본청이 가깝게 보이는 국회 5문 앞과 의원회관·소통관이 보이는 국회 3문 앞에서 잠시 멈춰, "이태원 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공식 사과하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국회를 한 바퀴 둘러 오후 1시20분쯤 출발지인 국회 앞 농성장으로 돌아온 유가족들의 이마엔는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습니다.

희생자 오지민씨 아버지 오일석씨는 행진을 마치고 "작년 10월 29일 찬 바닥에서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생각하면 저희 가족들은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본회의가 열리는 20일까지 매일 같은 시각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감동적인 오체투지와 국회 앞에서의 피난 행진을 통해 그들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통과가 기대되는 20일 본회의를 향해 우리는 그들의 희망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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