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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비공개 소환, 연예인은 '포토라인'에 세워진 수사의 불균형

by 봄꽃이랑 기쁨이랑 꽁냥꽁냥 2023. 12. 31.

 
 

지난 27일, 한류 배우 이선균(48)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선균 씨는 3차 조사 시 비공개를 요청했지만, 경찰의 거부로 인해 수사는 공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수사 과정에서의 억울함과 선정성 논란, 그리고 고인의 마지막 결정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한류 배우 이선균(48)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차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이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사는 공보 규칙을 어기고 이씨를 '포토라인' 앞에 서도록 방치된 셈이었습니다.

이씨의 마약 수사는 지난 9월 중순부터 3개월 이상에 걸쳐 공개 수사로 진행되었습니다. 10월 19일에는 경찰이 "영화배우인 40대 남성 L씨 등 8명에 대해 마약류관리법상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내사 진행 상황을 외부에 공개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10월 28일, 11월 4일, 12월 2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선균은 소환을 받았고, 모두 포토라인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3차 조사에서는 비공개로 소환해 달라는 변호인의 요청이 있었지만, 경찰은 "지하 주차장으로 와도 건물 구조상 노출될 거다. 취재진 안전 문제도 있고 하니 앞선 조사 때처럼 오는 게 어떻겠느냐. 괜히 몰래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면 오히려 이미지가 안 좋아 보이지 않겠느냐"며, 오히려 이선균 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선균은 포토라인에서 19시간 동안의 밤샘 조사를 받고 나오는 모습까지 공개되었습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하여 공개 소환을 금지하는 규칙을 언급했습니다. '경찰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언론이나 다른 사람들이 출석, 조사, 압수수색 등의 수사과정을 촬영, 녹화, 중계방송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녹화나 촬영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사건 관계인이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고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경찰청장의 입장은 분명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경찰 수사가 잘못돼서 (이씨가 사망하는) 결과가 왔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 관행과 언론 공보 준칙 등을 되짚어 문제가 있으면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희중 인천경찰청장도 "공개 출석을 요구한 적이 없고, 수사 사항 유출도 전혀 없었다"고 명확히 언급했습니다.

이선균의 마약 수사에 대한 법조계에서는 특히 '비공개 수사'에 대한 어려움과 사건의 조기 종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검사 출신인 예상균 변호사는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안이었기에 공개 수사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이미 공개된 수사라면 (지드래곤처럼) 송치든 불송치든 빨리 결정했어야 한다"며 "마약 소지나 밀수도 아니고 단순 투약이어서 여러 쟁점이 있는 수사가 아닌데도 세 차례나 소환한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위배될 만큼 가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정치인이나 재벌 총수 등은 비공개 수사 요구를 잘 들어주면서 이선균에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수사가 잘 풀리지 않아서 압박 수단으로 쓴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선균의 수사 과정에서는 그의 요구나 억울함이 여러 차례 묵살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씨는 경찰에 형사 입건되기 이틀 전인 10월 21일에 유흥업소 실장 김씨와 성명 불상의 공범에 대해 공갈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 고소 사건은 이씨가 돈을 주면 마약 투약 사실을 폭로하지 않겠다는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경찰의 대응과 관련하여 수사과정에서 이씨의 요구나 억울함이 묵살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씨와 박씨는 마약 공급과 관련된 이야기를 주장하고 있으며, 박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불출석한 후 이씨가 사망한 27일 부산에서 검거됐습니다.

이선균 측은 수사 초기부터 "공갈 사건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마약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여러 차례에 걸쳐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두 달이 지난 12월 23일에서야 김씨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처음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이씨 측 관계자는 "이씨는 김씨가 준 약이 뭔지도 모른다는 입장인데, 그를 협박한 범인의 진술을 토대로 마약 혐의를 추궁하니 매우 억울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고소 접수 후 공갈 수사는 계속 진행했다"며 "초기에는 이씨 측이 '변호인 진술서로 고소인 조사를 갈음해달라'고 해서 고소인 조사가 미뤄졌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초기에 이선균 측이 제안한 수사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변호인 진술서를 통한 조사를 우선 진행했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습니다.

KBS가 지난달 24일에 이선균과 김씨의 사적 대화를 최초로 공개한 보도는 선정성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KBS는 범죄 사실과 연관 없는 내용을 방송해서 고인이 생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KBS가 이선균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유튜브에 선정적인 제목과 함께 공개되면서 더 확산됐다"고 언급하며 KBS의 보도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이선균 씨의 사망은 그의 인생과 연기 활동에 그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의 논란과 한류 스타들에 대한 인권 보호, 언론의 윤리적 책임에 대한 고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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