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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 머니'로 인한 사우디의 높은 벽,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by 봄꽃이랑 기쁨이랑 꽁냥꽁냥 2023. 11. 29.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사우디 리야드가 한국 부산을 압도하며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투표 결과와 함께 사우디의 '오일 머니'와 한국의 노력, 부산의 손실 등을 다루어보겠습니다.

 

 

 

 

 

 

부산시는 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진행한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밀렸습니다. 182개 BIE 회원국이 참석한 투표에서 사우디(리야드)는 72.1%인 119표로 1차 투표에서 2030 엑스포 유치를 확정했습니다. 한국(서울)은 29표(17.6%)로 2위, 이탈리아(로마)는 17표(10.3%)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투표는 1차 투표에서 1위가 3분의 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하면 1~2위 간 결선 투표를 진행하여 최종 개최지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사우디는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2차 투표에는 진입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1차 투표에서 사우디의 압승을 막아내기 위해 결선 투표까지 끌고 간 후 이탈리아 표를 흡수해 사우디와 겨루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우디는 '오일 머니'를 앞세워 한국보다 1년 앞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준비를 진행해온 높은 벽을 세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국제행사 등에서 90여개국, 500명 이상의 인사를 만나 부산의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국빈 방문 등을 통해 직접 찾은 국가는 10여개이며, BIE 총회에서는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또한 90여개국의 150명 이상의 인사를 만나 교류하며 부산 지지를 요청했습니다. 전 부처 장관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이전에 찾아보지 못한 아프리카와 남미의 소국까지 찾아가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유치위에 따르면 한국은 유치위 발족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 지구 495바퀴를 돌며 부산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사우디의 '오일 머니'로 인해 한국은 이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2016년 발표한 6400억달러(약 840조원) 규모의 초대형 국가개발계획 '비전 2030'의 한 부분으로 엑스포 유치에 큰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박람회장 조성에만 78억달러(약 10조15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었으며, 지지국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도 확약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최대 40여개국에 이르는 이슬람 국가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서의 영향력이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막판 대역전을 노렸던 유치위, 특히 부산시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습니다.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부산 권역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미완의 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부산시가 엑스포 개최와 맞물려 추진해 온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등 부산의 현안 사업들도 차질을 우려할 수 있습니다.

유치위는 이번 엑스포 유치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6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며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엑스포는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이후 5년마다 주요 도시를 돌아가며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로, 세계 각국은 개최지에서 약 6개월 동안 자국의 최신 기술을 선보입니다. 일반적으로 5000만명의 관람객이 참가하는데, 한국도 1993년 대전 엑스포와 2012년 여수 엑스포를 개최한 적이 있지만, 이는 규모와 주제가 제한된 전문 박람회로 취급되었습니다.

유치위원장을 맡은 한덕수 총리는 결과가 나온 직후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열화와 같은 국민 기대에 못 미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 역시 "아쉬운 결말을 드리게 돼 송구하다"며 "2035년 엑스포 유치에 다시 한 번 도전하는 방안을 합리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치 과정 자체에서 소득을 얻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부산시는 정부, 국회, 대기업이 힘을 모아 교섭 활동을 펼친 덕분에 부산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했다고 합니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은 올 5월에 글로벌 컨설팅 기관 지옌의 글로벌 스마트센터 지수에서 77개국 중 19위로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여행 플랫폼인 트립닷컴은 1211개 여행도시 중에서 올해 급부상하는 여행지로 선정되어 부산을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함께 상위 2개 도시로 꼽았습니다.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아쉽지만 유치 활동을 통해 얻은 부산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관광 물류 인프라 확대는 앞으로 부산경제 발전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도전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 여기고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치 과정에서 그 동안 교류가 적었던 국가와의 교류가 늘어나게 된 것도 향후 외교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한 총리는 "그동안 182개국을 다니며 우리가 갖게 된 외교적 자산을 더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2030 엑스포 유치에서 부산이 선정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결과일지라도, 부산의 국제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과 교류의 희망을 향한 노력은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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